고양이 스테로이드 — 처음 처방받았을 때 알아야 할 것
"스테로이드 처방할게요." 이 말에 겁부터 나는 보호자가 많습니다. 사람 이야기로 들은 부작용 — 살찜, 뼈, 당뇨 — 이 먼저 떠오르니까요. 그런데 스테로이드는 고양이 진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약 가운데 하나이고(Lowe 2008), 고양이는 이 약을 개나 사람보다 잘 견디는 종입니다.
이 글은 시리즈의 첫 편입니다. 무슨 약인지, 왜 고양이는 다른지, 용량을 어떻게 읽는지, 어떤 병에 쓰는지를 연구 숫자로 정리했습니다. 용량 줄이는 법·부작용·형태·동반질환은 이어지는 글에서 하나씩 다룹니다.
- 처음 처방받았을 때 — 어떤 약이고, 왜 고양이는 잘 견디나 (지금 읽는 글)
- 용량과 줄이는 법 — 알약 계산부터 끊는 날까지
- 부작용 — 당뇨·심장·간, 언제 무엇을 숫자로 확인하나
- 주사·알약·흡입·바르는 약 — 형태가 절반
- 다른 병이 있을 때 — 심장병·당뇨·신부전·감염
- 고양이는 스테로이드 수용체가 개의 약 절반이고 결합력도 약합니다(간 23 vs 45 fmol/mg, van den Broek 1992). 그래서 같은 mg/kg에서 부작용이 덜하고, 대신 개보다 높은 용량이 필요합니다.
- 먹는 약은 프레드니솔론입니다. 프레드니손을 먹이면 혈중 농도가 약 4분의 1로 떨어집니다(11마리 교차시험, Center 2013).
- 용량은 목적에 따라 두 층입니다: 항염 약 0.5~1 mg/kg/일, 면역억제 약 2~4 mg/kg/일. 4kg 고양이 면역억제 용량 2mg/kg = 하루 8mg ≈ 5mg 정 1.5알.
- 체중은 이상 체중으로 계산합니다. 살찐 고양이는 같은 mg/kg에서 혈중 농도가 약 2배였습니다(Center 2013).
- 가장 조심할 부작용은 당뇨(고용량 3주 이상 143마리 중 9.7%, 14마리 중 12마리가 3개월 안, Nerhagen 2021)와 숨은 심장병의 심부전입니다 → 3편.
- 갑자기 끊지 않습니다. 2mg/kg를 16일만 먹어도 부신 반응이 눌렸습니다(Middleton 1987). 줄이는 법은 2편.
| 누가 | 정하는 것 |
|---|---|
| 집에서 | 정해진 용량·시간 지키기, 이상 체중 기록, 물·소변 덩어리·식욕·수면 호흡수 기록, 감량 중 증상 재발 기록 |
| 같이 | 감량 속도와 단계, 혈당·프럭토사민 검사 날짜, 알약·주사·흡입 중 어떤 형태로 할지 |
| 병원이 | 진단(감염·종양 먼저 배제), 시작 용량, 다른 면역억제제를 더할지 |
- 쉬는 상태에서 입을 벌리고 숨쉬기, 자는 동안 1분 호흡수가 40회 이상 — 심부전일 수 있습니다(시작 후 첫 2주에 특히 주의, 3편).
- 물·소변이 갑자기 몇 배로 늘고 기운이 없거나 토함 — 스테로이드 당뇨·케톤산증일 수 있습니다.
- 뒷다리를 갑자기 못 쓰고 울부짖음 — 혈전입니다. 심장병 고양이에서 생깁니다.
1. 스테로이드는 어떤 약인가
정확한 이름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(당질 코르티코이드)입니다. 부신이 매일 만드는 호르몬 코르티솔을 더 강하고 오래가게 만든 약이에요. 근육 키우는 '단백동화 스테로이드'와는 다른 약입니다.
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. 용량이 낮으면 염증을 끄고(가려움·기침·장 염증), 높으면 면역 반응 자체를 누릅니다(면역이 자기 몸을 공격하는 병). 그래서 같은 약이 알레르기에도, 장염에도, 림프종에도 쓰입니다.
2. 고양이는 왜 "잘 견딘다"고 하나
근거는 수용체 연구입니다. 스테로이드는 세포 안의 수용체에 붙어야 일을 하는데, 고양이 간과 피부에는 이 수용체가 개의 약 절반이고 붙는 힘도 약했습니다(van den Broek 1992).
| 개 | 고양이 | |
|---|---|---|
| 간 수용체 수 (fmol/mg 단백) | 45 | 23 |
| 피부 수용체 수 | 46 | 24 |
| 해리상수 Kd (nM, 클수록 약하게 붙음) — 간 | 0.4 | 3.2 |
그래서 두 가지가 같이 따라옵니다. ① 같은 mg/kg이면 개보다 부작용이 적고, ② 효과를 보려면 개보다 높은 mg/kg이 필요합니다. 장기 투여로 생기는 '의원성 쿠싱'도 개는 흔하지만 고양이는 매우 드물어서, 2001년 보고 당시 고양이 증례는 2건뿐이었습니다(Ferasin 2001). 이후 대만에서 12마리 모음이 나왔습니다(Lien 2006).
다만 "잘 견딘다 = 부작용이 없다"는 아닙니다. 고양이는 대신 혈당과 심장 쪽 부작용이 문제입니다. 고용량 면역억제(프레드니솔론 4.4mg/kg) 56일 시험에서 14마리 모두 간에 글리코겐이 쌓였고, 혈당·중성지방·콜레스테롤이 올랐습니다(Lowe 2008 Vet Rec).
3. 프레드니솔론이어야 하는 이유
프레드니손은 간에서 프레드니솔론으로 바뀌어야 일을 하는 전구약입니다. 사람과 개는 이 전환을 잘하지만, 고양이는 잘 못합니다.
- 같은 2mg/kg를 먹였을 때 프레드니솔론이 프레드니손보다 혈중 노출(AUC)이 약 4배였습니다(건강한 고양이 11마리, 교차시험, Center 2013).
- 예전 고양이 천포창 치료에선 프레드니손을 최대 8mg/kg까지 썼습니다. 프레드니솔론으로는 2mg/kg로 37마리 중 97%가 8주 안에 완전 관해였습니다(Simpson 2013).
국내에서는 사람용 프레드니솔론 5mg 정(예: 소론도정)을 쪼개 쓰거나, 동물병원에서 조제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. 다른 이름의 스테로이드를 받았다면 아래 환산표로 프레드니솔론 몇 mg에 해당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.
| 약 | 대표 제품 형태 | 프레드니솔론 5mg과 같은 효과량 | 작용 시간 |
|---|---|---|---|
| 프레드니솔론 | 5mg 정, 조제 시럽 | 5mg | 중간(12~36시간) |
| 메틸프레드니솔론 | 4mg 정(메드롤 등), 장기 지속형 주사(데포메드롤 등) | 4mg | 중간 (주사는 수 주) |
| 트리암시놀론 | 주사·연고 | 4mg | 중간 (주사는 수 주) |
| 덱사메타손 | 주사·정 | 0.75mg | 김(36~54시간) |
| 하이드로코르티손 | 연고·주사 | 20mg | 짧음 |
환산은 사람 약리학의 일반 환산값입니다. 고양이 연구에서는 프레드니솔론 4.4mg/kg와 덱사메타손 0.55mg/kg(8대 1)를 같은 효과량으로 썼습니다(Lowe 2009).
4. 용량 읽는 법 — 항염과 면역억제
처방전에 적힌 mg을 체중으로 나누면 우리 아이가 어느 층에 있는지 보입니다.
| 층 | 흔한 시작 범위 | 4kg 고양이 하루 | 5mg 정으로 | 주로 쓰는 병 |
|---|---|---|---|---|
| 항염 | 0.5~1 mg/kg/일 | 2~4mg | 1/2 ~ 3/4알 | 알레르기 피부, 천식 유지, 가벼운 장 염증 |
| 면역억제 | 2~4 mg/kg/일 | 8~16mg | 1.5 ~ 3알 | IBD(심할 때), 천포창, 면역매개 빈혈, 림프종 |
| 유지 | 가장 낮은 효과량, 격일 포함 | 1.25~2.5mg 격일 등 | 1/4 ~ 1/2알 | 감량이 끝난 뒤 |
이 범위가 실제 연구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보면 감이 옵니다. 알레르기 피부 고양이 연구는 1·2mg/kg를 "항염 용량"으로 썼고(Khelik 2019), 하기도 질환 연구의 평균은 1.8mg/kg였습니다(Cocayne 2011). 고용량 연구들은 시작 용량 1.9mg/kg 이상을 기준으로 했고 실제 중앙값은 3.0mg/kg였습니다(Nerhagen 2021).
- ① 이상 체중을 정합니다. 살이 찐 아이라면 지금 몸무게가 아니라 "날씬할 때 몸무게"입니다.
- ② 처방 mg ÷ 이상 체중 = mg/kg. 위 표에서 어느 층인지 봅니다.
- ③ 예: 지금 5.5kg, 이상 체중 4.5kg, 처방 10mg(5mg 정 2알) → 10 ÷ 4.5 = 2.2mg/kg → 면역억제 층. 지금 체중으로 나누면 1.8로 낮아 보이지만, 몸이 받는 양은 이상 체중 기준에 가깝습니다(과체중 고양이 혈중 농도 약 2배, Center 2013).
- ④ 계산이 1/4알(1.25mg)보다 잘게 나와야 하면 정을 쪼개지 말고 조제약·시럽을 요청하는 편이 정확합니다.
5. 어떤 병에 쓰나 — 병마다 숫자가 다릅니다
| 병 | 스테로이드의 자리 | 연구 숫자 |
|---|---|---|
| IBD·만성 장염 | 식이 시험 다음. 식단만으로 좋아지는 아이가 많습니다 | 만성 장 증상 55마리 중 29%가 식이 민감, 20%는 식단 교체만으로 증상 소실 = 약 절반이 식단으로 좋아짐(Guilford 2001) |
| 저등급 림프종 | 프레드니솔론 + 클로람부실이 기본 조합 | 41마리 완전 관해 56%·부분 39%, 중앙 생존 704일(Kiselow 2008). 17마리 중 76% 완전 관해(Lingard 2009) |
| 천식·만성 기관지염 | 먹는 약 또는 흡입(4편) | 9마리 무작위 시험에서 먹는 약·흡입 모두 증상 정상화(Verschoor-Kirss 2021). 체계적 리뷰: 근거 좋음(Mueller 2021) |
| 알레르기 피부(아토피) | 사이클로스포린과 함께 1차 약 | 66편 체계적 리뷰에서 전신 스테로이드·사이클로스포린만 "근거 좋음"(Mueller 2021) |
| 천포창 | 면역억제 용량으로 시작 | 2mg/kg로 97% 관해, 유지 중앙 1.2mg/kg/주, 14%는 끝내 약을 끊음(Simpson 2013) |
| 면역매개 빈혈(IMHA) | 면역억제 용량 | 고용량 스테로이드 고양이 143마리 중 58마리가 IMHA였습니다(Nerhagen 2021) |
| 구내염·호산구성 육아종 | 증상 조절용. 원인 치료(발치 등)와 같이 | 고양이 대조 연구가 적습니다 |
6. 의견이 갈리는 지점
6-1. 증상이 사라지면 바로 줄여도 되나
왜 갈리나: 오래 쓸수록 부작용이 쌓이니 빨리 줄이자는 쪽과, 증상보다 염증이 늦게 꺼진다는 쪽이 있습니다. 하기도 질환 고양이 10마리를 보면,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서 기관지 세척을 했더니 7마리는 염증이 남아 있었습니다(Cocayne 2011).
우리는: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시작 용량을 2주 정도 더 유지한 다음 줄이기 시작하는 쪽입니다. 대신 줄일 때는 단계마다 기록으로 재발을 확인합니다(2편).
내 아이에서 확인: 단계를 내릴 때마다 "재발 신호" 숫자(구토 횟수, 기침 횟수, 가려움으로 핥는 시간, 체중)를 2주씩 적어 비교합니다.
6-2. 아침에 먹여야 하나, 저녁에 먹여야 하나
왜 갈리나: 사람은 코르티솔이 아침에 높아서 아침 복용이 원칙입니다. 고양이는 야행성이라 저녁이 맞다는 주장이 있지만, 고양이 코르티솔의 하루 주기를 본 연구는 결과가 일정하지 않습니다.
우리는: 시간대보다 매일 같은 시간, 밥과 함께를 지키는 쪽입니다. 위장 자극을 줄이고, 빠뜨리지 않는 시간이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.
7. 연구소 앱 기록으로 본 실제
2026년 11월 기준 연구소 앱에서 스테로이드를 투약 기록하는 고양이는 7마리입니다. mg으로 적힌 투약 기록 437회 중 93%가 1.25mg 또는 2.5mg이었습니다. 5mg 정의 1/4·1/2알입니다(나머지는 3.75mg = 3/4알). 3~4kg 고양이라면 0.3~0.8mg/kg로, 위 표의 유지~항염 층에 해당합니다. 오래 먹는 아이들은 결국 이 낮은 층에 머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.
앱 투약 기록에 스테로이드를 넣어 두면, 혈액검사 결과를 볼 때 "스테로이드 복용 중"이라는 맥락이 함께 남습니다. 스테로이드는 간 수치·혈당·백혈구를 바꾸기 때문에 이 맥락이 중요합니다(3편).
8. 병원에 가져갈 것
- 이상 체중과 지금 체중 — 용량 계산의 기준을 맞춥니다.
- 이전 혈당·프럭토사민·소변 당 결과 — 시작 전 기준점이 있어야 나중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.
- 심잡음·심장 검사 이력 — 있다면 형태(알약 vs 주사)와 감시 계획이 달라집니다(5편).
- 식이 시험을 해 봤는지(장·피부 병일 때) — 몇 주, 어떤 단백질이었는지.
- 재발 신호 기록 — 구토·기침·가려움 횟수를 숫자로.
9. 이어서 읽기
- 2편 · 용량과 줄이는 법 — 알약 계산부터 끊는 날까지
- 3편 · 부작용 — 당뇨·심장·간, 언제 무엇을 숫자로 확인하나
- 4편 · 주사·알약·흡입·바르는 약
- 5편 · 다른 병이 있을 때
- IBD(염증성 장질환)
📌 한 줄 팁: 처방 mg을 이상 체중으로 나눠 보세요. 항염 층(0.5~1)인지 면역억제 층(2~4)인지 알면, 감량 계획과 부작용 감시의 강도가 보입니다.